VIX ETF (VXX, UVXY) 장기투자 시 계좌가 녹는 진짜 이유 : 콘탱고와 롤다운 효과
선물 곡선의 맹점: 콘탱고(Contango)와 롤다운
VIX 지수 자체는 실체가 없어 직접 매매가 불가능하므로, VXX나 UVXY는 VIX '선물(Futures)'을 편입한다. 평상시 주식 시장은 평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배적이므로, 만기가 많이 남은 원월물 선물일수록 미래의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붙어 더 비싸게 거래된다. 이렇게 근월물보다 원월물이 비싼 우상향 곡선을 '콘탱고(Contango)'라고 한다.
흔히 ETF 운용사가 만기가 다가온 싼 근월물을 팔고 비싼 원월물을 사야 하므로 교체(Roll-over)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퀀트 애널리스트들의 시각에서 싼 것을 팔고 비싼 것을 사는 행위 자체는 등가 교환이므로 가치 중립적이다. 내 계좌를 녹이는 진짜 범인은, 비싸게 주고 산 원월물 선물이 만기에 가까워질수록 결국 낮은 VIX 현물 가격을 향해 미끄러져 내려가는(수렴하는) 현상에 있다. 가만히 쥐고만 있어도 매일 자산 가치가 현물을 향해 깎여나가는 이 현상이 바로 롤다운(Roll-down)이다.
인버스 상품의 함정: 2018년 볼마겟돈(Volmageddon)
그렇다면 우하향하는 롤다운 효과를 역으로 이용해, VIX를 공매도하는 숏(Inverse) 상품인 SVXY나 SVIX를 장기 보유하면 무조건 돈을 벌 수 있을까? 이론적으로는 맞지만, 현실의 금융 시장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2018년 2월 초 발생했던 '볼마겟돈(Volmageddon)' 사태가 이를 증명한다. 당시 평온하던 증시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덮치며 VIX 지수가 하루 만에 115% 폭등했다. 그 결과, 콘탱고 수익을 노리고 VIX를 숏 치던 크레디트스위스(CS)의 인버스 ETN(XIV)은 하루아침에 자산 가치의 96%가 증발하며 상장폐지(청산) 수순을 밟았다. 푼돈을 줍다 로드롤러에 깔리는 숏 포지션의 전형적인 말로였다.
VXX나 UVXY 같은 변동성 상품은 시장의 붕괴 조짐을 핀포인트로 타겟팅하여 수일 내로 치고 빠지는 전술적 트레이딩 도구다. 파생상품의 가격 결정 메커니즘과 현선물 수렴 원리를 모른 채, 주식처럼 포트폴리오의 영구적인 보험용으로 장기 보유하는 것은 서서히 끓는 물에 들어가는 것과 다름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