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핀테크]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인프라가 상업은행 신용창출에 미치는 영향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디지털화폐(CBDC) 파일럿 테스트가 고도화됨에 따라, 기존 금융 시스템의 지불결제망과 통화 유통 구조에 구조적 변화가 임박했다. 특히 소매형(Retail) CBDC의 도입은 상업은행의 예금 수취와 이를 기반으로 한 신용창출(Credit Creation) 메커니즘을 축소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통화승수 이론과 상업은행의 신용창출 제약
상업은행은 중앙은행의 본원통화를 기반으로 대출과 예금을 반복하며 시중 통화량을 팽창시킨다. 거시경제학에서 통화승수(m)는 민간의 현금-예금비율(cr)과 은행의 지급준비율(rr)로 산출한다.
m = (1 + cr) / (cr + rr)
민간 경제 주체들이 상업은행 예금 대신 중앙은행이 발행한 CBDC를 직접 보유하게 되면 현금-예금비율(cr)이 상승한다. 통상적으로 지급준비율(rr)이 1보다 작은 상황이므로, cr의 상승은 분모의 증가폭을 분자보다 크게 만들어 전체 통화승수를 하락시킨다. 즉, 민간 자금이 상업은행 계좌에서 중앙은행 전자지갑으로 이동하면 대출 재원이 축소되어 시중 통화 창출 능력이 구조적으로 저하된다.
소매형(Retail)과 도매형(Wholesale) 인프라의 파급력 차이
CBDC 인프라는 중앙은행의 설계 방식에 따라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상이하다.
- 소매형(Retail) 직접 발행: 중앙은행이 가계와 기업에 직접 전자지갑을 제공한다. 이 경우 금융 불안정 시기에 예금자들이 시중은행 예금을 안전자산인 중앙은행 CBDC로 대거 전환하는 '디지털 뱅크런(Digital Bank Run)'이 발생할 위험이 상존한다.
- 도매형(Wholesale) 및 혼합형(Two-Tier) 모델: 한국은행 등 주요국이 채택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중앙은행은 상업은행에만 CBDC를 발행하고 대민 거래는 상업은행이 대행한다. 기존 금융 시스템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거액 결제 시스템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지급결제망의 구조적 재편
CBDC 인프라가 안착할 경우, 중앙은행 중심의 공공 결제망이 민간 VAN(부가가치통신망)사나 PG(전자지급결제대행)사를 우회하게 된다. 이는 중간 정산 수수료를 낮춰 기존 신용카드사나 간편결제 사업자의 과점적 가격 결정력을 약화시킨다. 또한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 기술을 활용하면, 특정 조건에서만 화폐가 기능하도록 프로그래밍하여 선별적 통화 정책 및 재정 정책 집행이 가능해진다.
결과적으로 CBDC의 도입은 화폐의 전자적 형태 변화를 넘어, 상업은행의 신용 창출 기능을 일정 부분 중앙은행으로 이전하는 금융 인프라의 근본적 재편을 수반한다.
참고 문헌
- 한국은행. (2022).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연구 사업 결과.
- Bordo, M. D., & Levin, A. T. (2017).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and the Future of Monetary Policy. NBER Working Paper No. 23711.
- Mishkin, F. S. (2018). The Economics of Money, Banking, and Financial Markets (12th ed.). Pearson.
- 한국은행. (2022).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연구 사업 결과.
- Bordo, M. D., & Levin, A. T. (2017).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and the Future of Monetary Policy. NBER Working Paper No. 23711.
- Mishkin, F. S. (2018). The Economics of Money, Banking, and Financial Markets (12th ed.). Pearson.
